the deep end
“전 남친일까나아….” 문장의 마지막 단어 끝소리를 길게 늘어뜨리는 말투는 너무나도 익숙한 애인의 것임이 분명했는데, 어째 평소의 목소리보다 한 옥타브 정도는 높지 않냐는 부차적인 감상을 가지며 나루미는 목소리의 주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즉각적인 반박과 함께. “전 남친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 히로토?” 미야마 히로토는 나루미 료스케의 올해로 3년차 남자친구로, 이유는 후에 설명할 예정이지만 ‘남자친구’ 앞에는 ‘전’이 붙지 않는다. 절대로! 물론 나루미가 도쿄를 잠시간 떠나 있는 동안, 만 2년 5개월의 연애 기간 중 대부분을 장거리 연애를 해야 했던 것은 온전히 나루미의 탓이기는 했지만, 그에 대해서도 그는 하고 싶은 말이 매우 많았다. 첫째로 어차피 둘 다 함께 도쿄에 있을 때도 사건의 숨겨진..
어디 온천 간다고 했던 거 같은데? 맞지? 라는 이야기에 대답하려던 찰나, 테이블 하나 건너편에서 여러 무리와 함께 식당을 빠져나가던 사쿠라이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언제부터 여기 있었던 거야? 설마 아까 들은 건 아니겠지? 이야기가 들릴 거리는 아니었겠지만 내용이 내용이니만큼 제 발 저릴 수밖에 없었다. 시선을 비끼며 걸어가던 사쿠라이는 다시 고개를 돌려 마츠모토를 바라보고선, 마츠모토를 향해 눈을 찡그리고는 제 동료들을 쫓아나갔다. 왜 저래? 싫어, 진짜 싫다고. 싫은 걸 어쩌란 말야.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자극만으로도 이미 너무나도 벅찬 머릿속에 자꾸만 기어들어 오는 잡념들을 밀어내고 본능에 집중해야 할지, 아니면 아직 늦지 않았으니 상황 판단 잘 하라는 제 마지막 이성의 신호에 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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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부스에 찾아와 주신 분들, 통판 예약 등으로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행사 잘 마쳤습니다. 행사 후기는 글 아래쪽에서 마저 하기로 하고, 우선 통판 안내 먼저 하겠습니다. 1. 글회지 '여름 연애' ▶ 상세 내용 확인 2. 글회지 '우리집 마츠모토' ▶ 상세 내용 확인 3. 금속뱃지 'Drive' 아이폰 밝음 필터 모드라 이 사진보다는 약간 색이 연한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위 세 가지를 통판 진행할 예정이며, 행사장 구매 특전이었던 쇼준 칼선 스티커도 함께 드릴 예정입니다. 금속뱃지 수량은 넉넉하지만, 글회지는 소량 남아있으며, 재고 소진되는 대로 통판 마감하도록 하겠습니다. ▶ 통판 폼 : http://naver.me/5uPySVfk (글회지 판매 완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금속뱃..
─ 집이야? 조금 전 출발, 1시간 내에 도착 예정. 필요한 거 있어?아침의 메일 이후 따로 공연을 보러 간다거나 어디 마시러 간다는 이야기는 없었지만, 그래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이었다. 잠시 창밖 가로등들의 움직임을 좇으며 대본과 스케쥴과 기삿거리, 이번 주에 해야 할 일들로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는 동안 양손에 쥐고 있던 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 괜찮아. 쇼군, 보고 싶어. 기다리고 있을게. 조심히 와♥♥평소보다도 솔직한 고백에 하트 뒤에 붙은, 그동안 본 적 없던 귀여운 이모티콘까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집에 바로 가서 쓰러지듯 자버릴까 했었던 계획을 바꾼 것은 역시 현명한 선택이었다. 작게 미소를 띄우고서는 폰 화면을 끄고 잠시나마 눈을 감았다. 최근 사쿠라이의 머릿속 한구석에서 떠나지..